2019. 6. 19. 00:51ㆍ등산
2019 .6.16 (일)
총동산행팀의 답사기를 읽어보니 덕유산 향적봉까지 안내책자에 씌어있는 소요시간보다도
1시간 이상을 더 걸려 올라 가,너무 지쳐서 걸어서 하산하기를 포기하고
설천봉으로 내려가 곤돌라를 타고 15분 만에 하산.
택시타고 예약식당으로 갔다고 써 있네.
그런 방법이 있구나.
그렇다면 향적봉까지 우리 실력으로는 오르기 불가능하니 곤돌라로 올라 가
하산만 직접하는 방법도 하나의 방법이겠지.
부끄럽지만 그런 편법을 쓸 수 없겠냐고 댓글을 달았는데
아무도 호응을 안 해 주고 회장도 묵묵부답.
에이, 나중에 관광따라 가서 곤돌라로 향적봉까지 올라갔다 곤돌라로 내려 와야겠다.
마감날(목요일) 다시 홈피에 들어가 보니
어렵쇼! 이제서야 곤돌라를 이용할 사람을 추가모집한다고 써있네?
진작 그렇게 나올 것이지, 너무 늦어서 신청자가 별로잖아..
급히 수*에게 전화해 별 관심을 안 보이는 애를 함께 가자고 우겨
신청하려는데 컴퓨터가 열리질 않네.
핸폰으로 하려니 제대로 찍히질 않아 몇 번씩 찍다 보니 내 이름이 두 번 신청이 되 버렸고
하나를 삭제하려해도 비빌 번호가 틀린다는 문자만 계속 뜨고...
할 수 없이 산악회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동기들에게 좀 알려서 더 신청하게 해 달라나?
미리 그랬어야지 이제 아무리 카톡방에 공고를 해 봐도 아무도 관심을 안 보이는걸.
그리고 우리 14산악팀도 언제인진 몰라도 여길 가서 곤돌라를 탄 적이 있다고 하던데...
어쩌튼 처음엔 80여명이던 신청자가 곤돌라건으로 해서 100 여명으로 늘었다
오전 7시 30분에 버스 3대가 교대역 출발
우리 14회는 최호*, 오영*, 오수*, 나 넷이다.
회비는 35000원. 호박, 콩 등을 넣어 만든 영양떡 과 생수 한 병씩 배부되고
2시간 반 정도 걸려 덕유산 국립공원 사무소 앞에 도착
전체 단체 사진 찍고, 구호 외치고 (가자~30년! 오르자~30년! 천하부고~ 화이팅!)
직접 걸어 올라 갈 젊은 후배들은 씩씩하게 산행 행장을 갖출 때
곤돌라를 이용할 사람은 다시 버스로 곤돌라 승강장이 있는 스키장쪽으로 떠났다.
주말에는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가는 탐방길은 미리 예약을 해야만 한다고 해서
열심히 국립공원 홈피에 들어가 회원가입을 하고 예약증까지 뽑아 왔는데
와 보니 그냥 이름만 쓰면 다 통행증을 준다.
하산길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미리 읽어 알았기에
버스에서 최호*에게 우리 따라 가지 말고 선배님들 따라 그냥 곤돌라로 올라 갔다가
곤돌라로 내려가는 방법을 택라고 누누히 설명하는데
최호석은 같이 가자고 우기다가 삐져서 외면을 하고, 수*는 코스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최호석도 잘 간다고 함께 가자고 하고...
일단 올라 갔다가 곤돌라로 내려 가게 하든지 해야 겠다는 생각을하며
우리 셋은(최호*, 오수*, 나) 주민증 제시하고 경노 편도권을 8300 원씩에 사서
곤돌라에 바로 탑승을 했다.
이 곤돌라는 덕유산 스키장을 이용하는 스키어들을 위한 것인데 스키철이 아니니 완전 관광용.
별로 기다리지 않고 바로 바로 탈수 있어 좋다.
아무래도 우리끼리는 겁이 나서
12회 최영* 선배님이 편도만 올라가 하산한다기에
꼭 함께 다니자고 부탁하고 우리 셋과 한 팀이 되어 한 차에 탔다.
15분 가량 설천봉 꼭대기 까지 오른다.
1520m. 이 꼭대기에서 아래를 향해 급경사로 내리 꽂히는 스키장이 있다.
상급 수준의 스키어들만이 이 급경사 할강을 할 수 있을 것 깉다
설천봉 곤돌라 승강장
명찰 단 사람들은 사대부고
배경때문에 해를 등지고 찍으니 어둡게 나와 얼굴이 안 보이네.
오른쪽 끝이 12회 최영* 선배님
이 분은 사실 향적봉 정상에서 누군가가 하산길이 험하다고 하자 곤돌라로 내려가고 싶어 했는데
우리가 그냥 가자고 우겨 우리 때문에 할 수 없이 함께 걸어 내려 오게 되었다.
사진만 몇 장 찍고 저 앞 향적봉 오르는 입구를 향해서 부지런히 간다
입구에서 통행명찰을 반납하고 향적봉을 향해 계단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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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끝의 뽀족한 봉오리있는 곳이 향적봉이다
~내 그러줄 알았지,
이 곳 중간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멈췄더니 함께 오르던 최호*이
'여기까지 왔으니 그만 내려가도 되지 않겠냔다.' ~
"무슨 소리야? 끝까지 올라야지."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얘 때문에 큰일 났네)
예술사진 찍고 계신 10회 조정* 선배님을 졸라서 찍었다.
이 양반 귀가 안 들려 뭐라고 해도 통 딴청만 하신다.
늘 경치며 나무, 꽃등을 찍어 총동 산악 홈에 올리신다.
맘이 급해 조바심으로 헐떡이며 먼저 香積峰 정상에 도착
이 포토죤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 뒤에 섰다가
아직 우리 팀이 안 올라 왔기에 먼저 빨리 한 장 찍고 본다.
이무한테나 폰을 건네주고 찍어 달랜거다. 그들도 나한테 폰을 넘기며 찍어 달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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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이 다 도착. 프로 사진사가 찍은 사진은 아무래도 달라!
눈치코치 안 보고 조선배님한테 찍어 달라고 소리쳐 찍은 사진이다.
(나중에 산악홈피에 사진 고맙다고 댓글을 달아드렸다)
사진촬영을 마치고 하산 하기 전에 나는 또 한 번 최호석에게
다른 기들 따라 곤돌라로 내려 가라 권해 보았는데 이번엔 아주 화까지 내며
같이 움직여야지 무슨 소리냐고 난리다. 혼자 떨어질 것이 그렇게 겁이 나나보다.
멀고 먼 하산길을 어찌 감당하려고 그러는지 한심했지만 어쩔 수 없지.
서너 시간은 잡아야 하는데...
잘 걸으니 같이 가자고 한 수자가 더 한심스럽다.
최호석은 매일 청담공원을 걸어서 다리가 튼튼하다나?
내려가는 길을 물어 팀을 재촉해서 빠르게 하산 시작. 4명이 함께 움직인다.
다른 후배들은 이미 중봉쪽으로 하산했다는데 난 극구 반대하며
그냥 백련사쪽으로 수직 하산할 것을 고집.
중봉, 오수자굴 쪽으로 가면 길은 좀 덜 험할진 모르지만
한 바퀴 빙 돌아가는 우회코스라 2시간 이상을 더 걸어야 하고
그렇다면 총 4, 5 시간 이상을 걸어야 하는데 감당할 수 있을까?
나중에 그 코스로 간 후배들이 올린 사진을 보니 시야가 탁 트이고
길도 그리 험하지 않고 고사한 주목이며 경치가 이쪽보다 훨씬 멋있다.
그래서 그쪽을 택하는 구나.
젋기만 하다면 우리도 그쪽으로 갔을텐데... 그들이 부럽기도 했다.
직하로 가도 우리 걸음으로 3시간 이상을 걸어야 하니 한가할 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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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전망대가 나오자 또 최호*이 밥 먹고 가자고 보챈다.
아침을 안 먹고 와서 배가 고프단다.
12시 15분 밖에 안 됐는데...
한 15분만 더 가서 먹는게 어떠냐고 하니 선배님도 그러자고 하는데
오수자 오면 물어서 하자고 또 최호*이 우겨서 수자가 도착해 물으니
최호석이 아침을 안 먹고 왔다니 먹고 가자고 한다.
최호석은 잔뜩 도시락을 풀어 놓는데 토마토 썰은 것, 청포도, 술 한 병.
아마도 술이 많이 고팠는지...허겁지겁 따른다.
우리 둘은 내려 갈 걱정으로 술을 많이 먹지 말라 하니 "내가 알아서 해" 하며 화를 낸다.
마침 15회 남 녀 후배가 내려오다 합석하게 되어
그애들이 꺼낸 인생 막걸리까지 마시며 식사 시간이 좀 지체되었다.
난 속으로 괜히 최선배님께 함께 가자 했다고 후회를 했다.
모르는 길이라 겁이 났기 때문이었지만
외길이라 수자랑 둘이 자유롭게 내려가도 겁날 건 없을 것 같다.
하산길은 아주 가파르고 돌 층계참이 험하다. 이래서 이리로 가지 말라 했구나 이해가 된다.
얼마 안 내려가 벌써 A팀으로 올라 오는 젊은 후배를 만나고 그 후 계속 A팀들이 한명 한명 올라온다
지친 모습으로 올라 오는 오영환도 만났다.
백련사 거의 다 내려온 지점에선 원선자 팀을 만났는데
그 후로는 더 이상 올라 가는 팀을 만나지 못했다. 원래 얘들이 항상 최말미 팀이기 때문이다.
걸음이 느린 그들이라 어떻게 4시 곤돌라를 탈 수 있을까 걱정됐는데
나중에 보니 4시 곤돌라로 다들 내려 왔다.
올라오는 모르는 사람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백련사가 빨리 나타나 주길 빌며
쉬지 않고 하산 계속. 팀과 함께 거리를 맞출 수 없어 거의 먼저 혼자 내려왔다.
혹 미끄러지거나 발 삐끗 할까 내려가는 발밑을 잘 살펴 걸어야 했지만
오르는 길이 아니라서 숨은 안 차 힘이 그리 들지는 않는다.
밥 먹고 1시간 반 정도 내려 왔는데 이제서야 부도가 나타났다.
절에 다 왔다는 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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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반이 더 걸려 백련사에 도착.
팀원들이 아직 안 와 먼저 절을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해우소도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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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내려가는 최호*이 끝까지 제대로 내려갈 수 있을까 하고 후배가 걱정을 했다.
차라도 있으면 타고 내려 가게 할 텐데 하며...
자기가 올라 온 길이라 아직도 얼마나 길게 내려가야 하는가를 잘 알기 때문이다.
내가 맨 앞장에 서고 뒤에 최선배와 그 후배, 뒤에 최호*, 이런 구도로 끝까지 내려갔다.
가끔 최호석에게 다가가
"천천히 내려와. 수자도 아직 안 내려 왔어" 하면
" 천천히 가자" 하는데 비틀거리며 절뚝이며 이를 악물고 가는 모습이 영 보기에 딱하다.
스틱도 없이 그 비탈길을 다 내려 온 거다. 올라 가다 만난 원선*가 보다 못해
자기 스틱을 주랴고 했다 한다. 자존심이 있는데 최호석이 그 스틱을 받을 리가 없지.
앞으로 다시는 우리를 안 쫓아 오겠지.
백련사부터는 계곡을 끼고 넓은 길로 내려 가게 된다.
큰 절이라 차가 오르는 찻길이 조성되어 있는것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하산끝지점까지 그리 만만한 거리는아니다.
거의 온 만큼을 더 내려가야 하니까 거의 두시간을 더 가야 한다.
여기가 구천동 계곡이라는데 물소리가 시원하고 수량도 그런대로 풍부하다.
흐르는 물이 얕은 바위에라도 떨어지면 의례 무슨 폭포라 이름 붙었고
물이 고인 곳은 무슨 潭 이라거나 무슨沼 라고 팻말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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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이 다 끝나간다.
덕유산 빨치산 소탕작전에서 희생된 용사들의 추모비?
현중일이 지난 지 얼마 안 되서인지 꽃장식이 화려하다.
개인 공적비인데 위에 있는 추모비 보다도 규모가 더 크다.
식당에 도착하니 3시 반이 넘었다,
향적봉에서 11시 40분에 출발해서 점심식사 40 분.
거의 3시간 반을 하산으로만 걸은 셈이다.
3시간 에상했는데 30분 더 초과.
식당에 들어서니 1호차는 3시에 이미 떠났다 하고 4시 버스로 온다는 곤돌라팀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우리처럼 향적봉에서 걸어서 하산한 팀들도 아직 아무도 안 왔다.
나는 혹시가 1호차가 출발 안 했으면 먼저 가려던 생각으로 빨리 내려온 것인데
역부족.
식당에 앉아 다리를 주무르며 30분쯤 더 기다리니 중봉으로 하산한 후배팀이 오고
우리 팀 최선배와 곧 이어 최호*이 지친 형상으로 들어온다.
수자는 계속 식당을 찾는 전화를 해 대다가 우리 보다 1시간이나 후
거의 밥 다 먹을 때 들어왔다.
후배들과 놀며 재미있게 왔다고 하며 지치지도 않은 기색.
최호*이 어떻게 내려 왔는지 관심도 없다. 지가 함께 내려가자 해 놓고서...
4시 반이 넘자 곤돌라 4시 출발 팀들이 들이 닥치고 완전 A 코스 한 오영환도 들어왔다.
유성삼 선배가 제일 늦게 오신 것 같다. 아마도 향적봉 찍고 중봉쪽으로 하산 하신 듯.
오늘 팀들은 각양 각색이다. (빨리 산행을 마친 순서)
1. 곤돌라타고 올라가 향적봉에서 쉬다가 바로 곤돌라로 내려가 일찌감치 점심 먹고 귀가한 팀.
2. 곤돌라 타고올라가 덕유산 대피소에서 점심 먹고 놀다가 곤돌라로 하산한 팀
3.곤돌라 타고 올라가 중봉까지 내려갔다다 다시 설천봉으로 가 곤돌라로 내려간 팀.
4. 곤돌라 타고 올라가 우리처럼 백련사로 하산한 팀.
5. 곤돌라 타고 올라가 중봉쪽으로 하산한 팀.
6. 구천동 계곡으로 해서 향적봉으로 올라가 곤돌라로 하산한 팀.
7.구천동 계곡으로 해서 향적봉으로 올라가 그대로 다시 되돌아 원점 하산한 팀.
8.구천동계곡으로 올라가 향적봉 찍고 중봉, 오수자 굴쪽으로 하산한 팀.
그래도 예상했던 대로 6시에 귀가 출발할 수 있었고
서울 도착하니 8시 40분.
상당히 다리 아파 절뚝이며 집으로 돌어왔다.
미리 인터넷도 찾아 보고 산행기도 읽어보고 떠나기 때문에 황당한 일은 당하지 않는다.
아무 사전 지식 없이 출발하는 수*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데
그앤 이젠 knowledge 같은 건 필요 없고 mind 위주로만 살면 된다고
오히려 나를 피곤한 사람이라 말한다.
갔다 오면 무엇이 남을까? 곧 다 까먹어 버리고...
언젠가 아차산 갔다 길 잘 못 내려와 하산할 때 우리 고생했었다고 했더니
"난 너랑 아차산 갈 일 없어. 다른 사람하고 갔을꺼야" 하고 완전 딴 소리를 한다.
"그 때 밥 먹다가 하도 추워서 젓가락질도 못하겠다고 하니까 니가 손 난로 줬잖아. "
했더니 한참 생각하더니 손난로 준 건 생각난다나?
언젠가는 우리 동네 벚꽃 구경하다가 최호*을 불러내 함께 꽃구경했던 일을 얘기하니까
"난 최호*하고 함께 니네 동네에서 꽃구경한 일 없어" 하고 또 딴 소리를 했다.
"그 때 최호*이 무슨 얘기를 해서 니가 그 얘길 친구들한테 했다가 망신 당했잖니"
했더니 또 가만 있는다.
지가 대학때 등산반에 들어 제주도 한라산 등산하고 와서 산행기를 써 오랜다고
나더러 써 달라 해서 내가 자세히 물어 써 준게 지네 학보에 실렸다고
학보까지 가지고 와 나한테 보여 주고는
그 얘기를 하면 "니가 언제 산행기를 써 줬니? " 하고 딴 소리를 한다.
그리고는 이젠 또 내가 얄미울 때가 많다고 대 놓고 말한다.
'나도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안 그러면 벌써 끝장 났을꺼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참는다.
총동산행은 이젠 그만 두어야 하겠다던 생각이 곤돌라 때문에 바뀌어 버린 이번 산행.
하하, 모두들 용감한 내 댓글 때문에 곤돌라로 쉽게 올라 간 건데
내 공을 알아주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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