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27. 01:29ㆍ등산
2018. 5.20.(일)
인천 앞 바다의 무의도 호룡곡산. 虎龍谷山인데 왜 虎龍哭山 같은 느낌일까?
호랑이와 용이 싸웠다는데,호랑이와 용이 곡을 했다? 상당히 슬프네,.
鬼哭산장 같은 괴기한 느낌도 들고...
아무래도 나의 정서에 문제가 있는가보다.
서울에서 가까운 인천 시 관할의 실미도, 잠진도, 용유도, 무의도등 이 몰려 있는
다도해지역.
다리로 연결된 섬들이 대부분이지만 오늘 갈 무의도는 다리공사가 한창 진행중인데
아직은 카페리호로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우린 버스에 탄채로 카페리호에 올랐고 버스에서 내리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고
배가 뱃머리만 돌리자 버스는 바로 하선. 바다 옆 좁은 섬길을 달려
등산로입구까지 가서 우리를 내려 주었다.
오늘 산행코스는
광명항 등산로 입구~호령곡산~ 하늘다리~ 국사봉~ 실미재~당산~
큰무리선착장~ 카페리호 승선~ 잠진도선착장~식당 (총 7.6km)
B코스는 소무의도 트레킹
산길은 5월의 신록과 바닷바람으로 싱그러웠고, 중간중간 소나무 사이로 바다가 보이고
길은 그리 험하지 않다.
힘들이지 않고 쉬엄쉬엄 약 45분만에 호룡곡산 정상 도착.(해발 245.6M).
정상석은 한 구석에 있고 바다를 바라보는 자리에 나무데크의 널다란 전망대가 있어 여기서
모두들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여기서 최장군을 만나 이윤*후배가 사진을 한 장 찍어주었고
내 폰으로도 서로 찍어 주고, 버스에서 나눠 준 찹쌀떡 한 개씩 나눠 먹으며
최장군과 잡담
"아무튼 용은 바다에서 나왔다 치더라고 호랑이는 이런 야트막한 산에
있을리가 없는데 무슨 용과 호랑이가 만나서 싸웠다는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
"맞아, 호랑이는 육지에 사는 동물인데 어떻게 이 섬에는 있었다는 거지?"
"그럼 호랑이가 바다를 헤엄쳐서 건너왔다는 거야 뭐야..."
"바다는 역시 다도해가 볼 경치가 좋아. 망맘대해는 아무 멋도 없어"
내 체력으로는 그를 따라 갈 수 없어 서로 부담이 될까 봐 먼저 가라고 하고
나는 또 천천히 국사봉을 향한다.
산을 거의 다 내려가니 계곡을 가로지르는 하늘다리가 나온다.
말이 하늘 다리지 그냥 육교다.
하늘다리 옆에 있는 무인판매대. 등산객들이 삶은 계란을 사 먹고 있다.
(산객들의 양심을 믿고 차린 무인 판대의 착한 주인이 손해보는 일이 없어야 할텐데...)
이곳에 와 보니 화장실 표시가 있었다.
(미리 알았으면 중간에 마음 조리며 몰래 볼 일 보지 않았어도 되었을 걸..)
하늘다리를 건너자 가마니가 깔린 넓은 산길이 나타났다.
국사봉 정상까지 이렇게 가마니가 깔려 있는 것인가 할 정도로 가마니길은 계속되다가
계단 바로 아래에서 가마니길은 끝나고 나무계단길이 또 마냥 계속되어
정상까지 이렇게 계단을 올라가는것인가 하는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끝없이 오르던 계단길은 마침내 끝나고 울퉁불퉁산길이 나타났고
몇 고개를 넘자 드디어 국사봉 정상이 나타났다.
해발 236m 라니 아까 올랐던 호룡곡산과 비슷한 높이다.
여기도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고 중앙은 광장처럼 공간이 넓어서 간식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이곳에서 간식을 먹던 17회 팀의 유기*씨가 사진을 찍어 주었다.
우리 동기 황대*도 17회 팀과 여기서 함께 간식을 먹고 있다가 나를 반긴다.
황대*은 일단 산에 들었다 하면 웬만해서는 모습을 볼 수 없는 사람이라 만나니 반갑다.
그들을 따라서 하산.
정수*씨 동생(17회)과 함께 내려오며 이런 저런 옛날 학창시절 얘기도 나누며..
이들 형제는 다 반듯하고 우애가 좋고 모범적인 가정도 꾸려 나가는 것 같다.
너무 빨리들 내려가서 멋진 숲길의 정취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고,
다 내려가 다시 당산쪽으로 가야하는데
선두 선 17회 후배의 착오로 그냥 멋없는 신작로 길로 해서 선착장으로 가게 됐다.
나중에 산악 홈피에 올린, 울긋불긋한 헝겁으로 치장한 커다란 당산나무 사진을 보니
너무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거기까지 어렵게 갔는데 하나라도 빠뜨리고 못 보고 온 게 속상하다.
괜히 그들을 쫓아 내려 왔네 하는 후회가 들고, 앞서 길잡이로 빨리 걷던 후배가 밉기도 하다.
잠진도 선착장에 도착한 게 12시 반밖에 안 됐으니 참 빨리 걷긴 했네.
그렇게 빨리 내려올 필요는 없었는데,
함께 신청했던 수*가 늦잠을 자서 못 오게 되지만 않았더라도
천천히 즐기며 산행을 했을텐데 혼자서 낯선 산길을 걷기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동기끼리 뭉쳐 다니는 후배들이 늘 부럽다.
배를 기다리는 동안 정교수의 동생이 소라와 소주를 사 왔다.
여럿이라 눈치껏 소라 한 개만 먹고 일어섰는데 소라 살이 짜지도 않고 연하고 맛좋다
바다에 왔으니 해산물도 사 먹어 보자는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것도 후배들이다.
우리 동기들에게선 찾아 볼수 없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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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인도로 트레킹 갔던 A팀이 아직 떠나지 않고 있어 나도 점심 회덮밥과 해물칼국수를 대강만 먹고
바로 1호 버스에 올라 2시 15분쯤 떠났다.
황대현만 이 차를 안 탔고 B코스 갔던 최호석과, 일찍 내려 온 최장군도 이 차를 탔다.
전에 다른 사람 블로그에 올린 산행기를 보고 서울서 전철로도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고 바다를
끼고 있는 과히 높지 않은 산이라 일행만 있으면 꼭 한번 가보고 싶던 산이었는데 기회가 좋았다.
총동산악 이번 5월산행은 원래 무박2일 산행계획이었는데 부처님 오신 날
연휴사이에 낀 일요일이고 산마다 절마다 불공객들로 붐빌꺼라고
갑자기 이렇게 산행을 바꾼 까닭에 나로선 얼마나 좋은 기회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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