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울 둘레길 완주를 목표로...1ㅡ1

2019. 4. 23. 21:48둘레길 걷기


2019. 4.12,(금)

4월부터 2,4 주 금욜마다 서울둘레길 걷기를 하기로 했다.

혼자라도 하고 싶던 일이었는데 선농포럼에서 주관하고 나섰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아마 내가 제 일착으로 신청했을걸?


금욜마다 가는 복지관 서예교실은 2.4 주엔 못 간다고 미리 강사에게 말해 놓았다.

강사의 말대로 서예가 중요한 게 아니지. "뭣이 중한디?"

이 나이엔 건강을 위한 운동이 더 중요한 일이지.

글씨야 더 늙어도 쓸 수 있지만 등산은 더 늙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니까...



4월 12일 금

첫 날 시작이 좋다...

날씨도 쾌청하고 산에는 진달래가 만발.

길에는 벚꽃이 만발, 어디고 꽃천지다.


 일찌감치 일어나 어제 준비해 놓은 부추로 아침에 부지런히 부추전을 부치고

손질해 놓은 딸기도 담고, 따뜻한 둥굴레 차를 보온병에 담고

김밥집에서 김밥 한 줄을 샀다.


늦지도 않게 모임장소인 도봉산 역 앞 창포원에 도착.

생각보다 많지 않은 인원에 약간 실망.

 상당히 많은인원이 참석할 줄 알았는데 겨우 20 여명.

우리동기들만 12명이 참석해서 우리 기 아니었으면 어쩔뻔 했을까 하고 얘기를 나눴다.



첫 날 절차인 스탬프 날인, 주의 사항 듣기 등으로 10 시 좀 넘어 출발.

 


1코스도 수락산 코스, 불암산 코스, 우회코스의 3 코스로 되었는데

하나도 빠짐없이 다 돌아줬으면 좋겠다.

보통 우회코스를 잘 안 돈다던데 만약 안 돌면 혼자라도 다 마치고 싶다.


어디고 둘레길 팻말이나 리본이 달려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창포원을 벗어나는 다리 (옆에 김동숙 그 옆이 오수자)




 우리 동네보다 위치가 높아선지 우리동네 벚꽃은 벌써 시들시들한데 여기 벚꽃은 지금 한창 싱싱하다.


행길을 지나 전농천 다리를 건너 계곡을 건느면 산길로 접어들게 된다.



  

 길가 전봇대에도, 계곡 나무가지에도 황색 리본이 길을 안내한다.



둘레길이라 해서 그냥 둘레둘레 걷기만 하는 줄 알았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코스만 그런진 몰라도 등산이나 진배 없는 산행이다.

다만 일반 등산은 정상을 향해 계속 오르기만 하는데

둘레길은 힘들여 오르면 다시 내리막 길이 나타나 숨을고르게 되고

계단길을 헉헉 오르면 위에는 벤치가 있어 잠시 쉬고 갈 수가 있다.

그러다 다시 내려와 동네길을 걷게 되고 거기서 다시 산으로 오르게 된다.


나는 둘레길이니 되도록 짐도 가볍게 해서 경쾌하게 걸어야겠다고 

스틱도 짐이 될까 한 가져 갔는데 대부분 스틱을 가져와서 짚고들 걸었다.


그러나 굳이 스틱이  필요할 만큼 험하진 않았다.

이 코스의 난이도를 말한다면 상중 이라 한다니 다른 코스는 이보단 쉽지 않을까?


한 50 분 올라 넓은 쉼터에서 베낭 벗고 체조를 시켰다.

박온화 대장은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라 초등생 인도하듯이 자상하게 한다.


난 잠바 벗어 배낭에 넣고  배낭 정리하느라 체조도 제대로 못하고

사진도 체조 다 끝난 후 숨고르기 할 때에야 찍었더니 이 모습이다.


   

길은 험하지 않고 걷기에 딱 좋다,

비 온지 며칠 안 되서 길에 먼지도 없고

아침엔 하늘이 뿌엿더니 미세먼지도 없이 깨끗하다.


평일이라 그런지 등산객이 없고 거의 우리뿐이다.

산에는 어느 날이고 등산객이 있는데 둘레길은 아무래도 잘 들 안 가는가?

여자 혼자 가기엔 좀 겁이 날 것 같네...


동네로 다 내려가 재미없는 아스팔트 길에 들어섰는데

길가 식당앞에서 점심을 먹고 가자는 의견에 좀 더 올라가 편편한 곳을 찾아 앉아서 먹자고  

굳이 우리팀만 헉헉대며 올라갔다.

둘레길이라 얏보고 밥을 안 싸온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식당에다 점심을 시키고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다시 개울을 건너 산속으로 들어섰더니 바로 유명한 바위가 나왔다.

모두들 이 코스에선 사진 찍어 올리는 바위다.

 

배바위라는 설명 팻말이 붙어 있다.

남들이 올린 사진에선 배바위 라고만 써 있어  무슨 배인가

사람 배인가, 타는 배인가 어리둥절했었는데 boat 다.


여기서 우리 팀 장영철이 지친 모습으로 벤치에 앉아서

    마치 더 이상 오르지 않으려는 생각을 하고 있는듯 보여 나도 초조했다.


한 명이라도 탈락하면 김새는 것이다.

다른 친구들도 지쳤는데 누가 한 사람이라도 포기하면

다들 따라서 내려가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자꾸 빨리 가자고 재촉하며 천천히 올랐는데 다행히 우리가 밥 먹을 장소를

      조금만 더 올라 바로 정했기 때문에 다 왔다고 소리치니

      그도 용기를 내어 올라 같이 점심을 먹을 수가 있었다.


장소가 그리 편하진 않아 바닥에 다들 내려 앉지 못하고 몇몇은 위에 앉고

휴대용 의자를 가져온 사람은 바닥에 내려 앉아 먹었다.


호영이는 샌드위치를 싸 왔고 어연이가 만들어 준 떡이라 하며 시루떡을 내 놓았다.

이순민은 보온 도시락에 볶은 밥을 싸 왔고

엄숙자는 김치전과 쑥개떡을 싸 왔다.

항상 숙자는 뭘 여러가지 잘 싸 오고 쑥개떡엔 쑥을 아주 많이 넣어 잘 만들었다.

('부지런한 애는 달라, 나도 쑥을 더 뜯어서 쑥개떡을 만들어야지')


오수자는 교회 앞에서 김밥 한 줄을 사와서 혼자 먹는데 하나 얻어 먹어 보니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판 것인지 차디차고 밥알이 굳었다.


김동숙은 김으로 주먹밥을 싸서 도시락에 싸와서 혼자만 먹다가

하나 먹어보라 해서 먹었는데

초를 쳐서 그런지 쉰듯이 시큼하고 치즈때문인지 느끼한 맛이 이상하다.

"맛있게 만들었네" 인삿말을 하지 않을 수 없지.


멸치 볶음과 무 장아찐가 하는것도 집에서 먹는 것 싸왔다고 하며 작은 통에 담은 것을 내 놓았다

맛은 괜찮다, 멸치 볶는데다 유자청 건지를 넣어서 새콤하고 특이하다.

('좋은 아이디어네!  나도 유자청 남은 것을 이렇게 이용해야겠네')


김광자와 김 양자는 뭘 가져와서 먹었는지 모르겠다.

배명희는 야자대추라며 뭘 내 놓고 먹어보라 했는데 장영철이 하는 말이 자기는

미국에서 대륙횡단할 때 이것과 물만 먹으며 견뎠다고 

이게 아주 좋은 것이라 해서 하나 먹었더니 달콤하게 설탕에 가공한 것 같다.


 주일날 교회에서 들었는데

예수님이 입성할때 사람들이 바닥에 깔아 준 종려나무의 열매가 이 대추야자인데

값이 비싸 종려나무 농장을 가진 사람은 부자이고 이 가지를 꺾도록 허락을 한 것은

대단한 자선이며 그만큼 귀중한 가지를 깔아놓은 것은

예수님을 귀한 사람으로 받아들인 것이라 했다.

미리 알았으면 하나 더 먹어 봤을텐데,아쉽당.


내가 가져간 김밥과 부추 부침개는 반을 나눠 금점호앞에 놓았더니

그 친구가 혼자 거의 다 먹었다.

그는 편의점에서 산 샌드위치를 보이기만 하고 그냥  배낭에 넣었다.


수자가 갑자기

 "인숙이는 나랑 산에 갈 땐 김밥 한 줄만 달랑 사 오는데 동창들과

산에 올 땐 꼭 부침개를 부쳐 온다." 고 말한다.


사실 동창들과 함께 산에 갈 땐 나 먹을  김밥 한 줄만 달랑 싸 갈수 없는게 고민이긴 하다.

너무 얌체같을 것 같아서다.

금점호가 늘 뭘 별로 안 싸오고 내가 싸 가는 음식을 잘 먹어서

좀 신경을 써서 뭘 싸 갈까 생각하게 된다.


밥을 다 먹고 다시 목적지인 수락 채석공원을 향했다.

 

도중 황색 리본을 보지 않고 선두에 선 장영철이 하산길로 그냥 내려가 다들 따라 내려가다가

아차 하고 다시 거슬러 올라가 길을 찾았는데

장영철과 금점호가 소리소리 지르며 그냥 내려 가자고 한다.


배명희나 김광자는 마음이 흔들린 듯 멈칫거리며 결정을 못하다가 마지못해 따라 올라 왔는데

결국 여자들만 계속 올라갔고 남자두 명은 그대로 하산해 버렸다.


난 속으로 다들 그냥 내려가도 난 혼자라도 계속 오르겠다고 생각하며 기를 쓰고 올라갔다.

다행히 숙자가 선두에서 말도 없이 막 올라가니 따라 안 오를 수 없었을꺼다.

 나중에 숙자말이 "박대장이랑 모두들 우리를 기다릴텐데 어떻게 그냥 가버리니! "


아무튼 30분 걸린다던 목적지가 우리 생각엔 한 50분은 걸린 것 같다.

 잘못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 간다는게 더 힘이 드는 것이다.


이 길에서 본 바위 하나.


거인바위.  거인이 거꾸로 걸었는지 바위 밑에 발자국이 찍혔다.


드디어 목적지 채석공원에 도착.

이 곳을 정점으로 해서 하산하게 되있다.

지친 모 습이다.


채석장에서 나온 돌로 축대를 쌓았다.

멋진 암벽이 나왔다.

암벽에 여럿이 서서 사진찍을수 있도록 발디딜 돌을 붙여 놓았다.

광자는사진 찍느라고 한참을 쪼그리고 앉아 있어서 다리가 아파 벌벌기며 내려 왔다.

 

전망대에서내려다 본 풍경.



당고개 공원까지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게 되있어 바로 내려가게 된다.

멀리 당고개 역 지붕이 보인다



당고개 공원 도착

오후 2시50분.


10시 20분쯤 출발해서

밥 먹고 길 헤멘  1시간 잡고..


총 3시간 30분 걸은 셈이다.

예상보다 그리 많이 지체한건 아니다.

70대 후반의 노친네들이 이렇게 걸은 것은 대단한 것이지. 으쓱.


박대장팀들은 이곳에 내려온 건 2시라 했으니 우리가 한 50분을 늦게 내려온 것이다.


그래도 여자들 모두 중도 포기하지 않고 코스를 다 마친 것이 기쁘다.

 

명희의 말

"아까 남동들이 하산할 때 나도 내려가고 싶은 맘이 굴뚝 같았는데 그랬다면 너희들이 두고

두고 배명희는 남동들하고 도중에 내려갔다고 떠들테지?

안 가고 이렇게 다 마친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덕암정에서 쉬다가 수자와 숙자가 여행건으로 좀 다퉜는데 다 성격들이 호탕하니 곧 잊겠지...



 잘 다녀왔다. 나에겐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었다.

 

바라는 것은 이 팀들이 모두들 다 계속 이 둘레길 걷기를 함께 해 주었으면 하는것이다.

 

그리 쉽지 않은 걷기라 산에 통 안 다녀 본 사람에겐 권할수가 없겠다는생각이 든다.

아무리 찾아 보아도우리 여동들 가운데 마땅히 이 둘레길 걷기에 참여할 만한 다른 사람은 없는것 같다.

서정숙이 걸어 볼까 하고 의사를 말했지만 권하기엔 사실 자신이 없다.



우리 14홈피엔 갔다 와 바로 다음날 산행기를 올렸는데 이 곳엔 안 올릴까 하다가 뒤늦게 올리게 됐다.


여기에도  올릴 맘이  왜 갑자기 든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