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두타산 베틀바위, 마천루길

renshu 2021. 11. 10. 01:07

2021.11.4~5

다녀온 사람들이 하도 자랑을 하길래 직접 가보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당일로는 어렵겠어서

1박2일로 다녀오기로 하고 가는 방법이랑 걷는 시간, 숙소잡기등 검색.

동해가는 KTX 기차표도 예약. 경노우대인지 버스비 보다 싸다. 편도 20800원.

돌아오는 것은 총 등산 소요시간 예상을 못하니 고속버스를 타기로 한다.

 

베틀바위, 미륵바위, 마천루 쌍폭포, 용추폭포 다 거쳐 내려오는데 거리로는 7.4km라지만

워낙 산길이 험해 누구는 3시간 `반 걸렸다고도 하고 누구는 7시간 걸렸다고도 하고,

9시간 걸렸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청량리에서 동해까지 기차로 2시간 걸렸고, 동해에서 무릉계까지는 일반 버스로 35분 정도 걸려 도착.

오후 3시 반에 예약한 숙소 월산 아트플라자(1박에 50,000원) 에 짐을 놓고 

바로 근처에 있는 무릉계곡으로 가서 바위에에 새겨 있는 양사언의 글도 보고 사진촬영도 했다.

아무래도 내일 하산시에는 시간이 급해서 여기서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을 것 같다.

 

숙소에서 조금 올라가니 넓은 무릉계곡이 나온다.

태산이 높다하되...를 지은 양사언의 글씨라고도 하고 다른 사람글씨라고도 하는데 몇 백년전에 새긴 글자가 아직도 남아 있는게 신기.

                                                武 陵 仙 原 (무릉선원)

                                               中 臺 泉 石(중대천석 )頭 陀 洞 天(두타동천)

                                               玉 壺 居 士 書(옥호거사  서) 辛未(신미)

 

계곡의 글씨가 마모되니까 보존용으로 계곡글씨 그대로 돌에 새겨 길 옆에  전시.

 

계곡 옆 정자 금란정.  시인묵객들이 금란계라는 모임을 만들어 모여서 글을 짓고 주렴도 써서 붙였다는 곳.
김홍도가 어명으로 명승지를 찾아다니며 그림을 그렸는데 이 무릉계곡도 그 중 하나. 그림과 현장을 비교해 볼 수 있다.

 

따뜻한 온돌방에서 푹 자고 일찍 일어나 근처 식당에서 황태국과 계란 후라이로 아침을 사먹고 김밥도 사가지고

8시에 산행시작. 하산도 이곳으로 하게 될테니 산행에 필요없는 짐은 호텔에 맡기고

먹을 것만 챙겨 가벼워진 배낭으로 산행할 수 있게 됐다.

7~8시간의 긴 산행을 위해 생수도 2통 준비하고 뜨거운 물도 보온통에 담았다. 김밥, 과일, 커피등도...

날씨는 화창하고 춥지 않다.

 

산행시작점.

 

초입부터 바로 경사 심한 바위깔린 길이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베틀바위까지가 가장 경사지고 험한 산길이다.

바위 계단이 들쭉날쭉하고 계단 높이도 고르지 않다.

베틀바위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베틀바위에서 미륵 바위까지도 길이 험한데 0.2km로  짧다.

 

미륵 바위까지만 갔다가 하산하는 경우가 많다.

더 이상 가면 중간에 하산길이 없어 돌아오기 힘들고 그냥 끝까지 가야하니까...

가 보니 중간에 비상대피 하산길이 있긴했지만 다들 끝까지 간다.

 

미륵바위에서부터는 길이 그닥 험하지는 않고 길게 마냥 가기만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길이 좁아 사람이 많이 몰리면 추월하기가 쉽지 않아 발 빠른 사람도 답답하게 가야 할테지.

오늘은 대강 성수기가 끝났고 평일이라 산행자가 그리 많지 않아 뒤에서 오는 사람에게 계속길을 비켜주며

천천히 갔다.

스틱과 등산화는 필수. 오래 걸으니까 무릎이나 발 목 나쁜 사람은 테이핑하고 가면 도움이 될거다.

 

숯가마터가 몇 곳 있다. 원주민들이 이곳에 흔한 참나무로 숯을 만들어 팔아 생계를 유지. 숯을 굽는데는 1주일이 소요.

 

정원수로 흔히 쓰는 작은 잎의 화양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가을엔 빨란 영매가 맺는다.

 

 

중요부위 밑은 반드시 계단이 있다. 베틀 바위로 오르는 계단.

 

선녀들이 이 바위베틀로 베를 짰다는 두타산의 하이라이트 베틀바위. 이 바위를 보려고 모두들 힘겹게 이 산을 찾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틀바위에서 미륵바위까지는 200m 이지만 경사가 있어 오르는데 10여 분 걸린다.

 

 

미륵바위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바위 옆 모습이 미륵의 옆얼굴같이

눈썹, 눈, 코, 입이 보이기도 한다.

 

이 두타산 의 '두타' 란 단어가 불교용어로

수행한다는 의미라니

미륵이란 이름이 어울리기도 한다.

 

미륵은 아주 후세에 온다는 미래불이다.

 

 

 

 

 

 

 

 

 

여기서 부터 또 조금 가파르게 오른 후에는 평탄하게 이어지는 산성터 길이 계속되어

별로 큰 힘 안 들게 걷다가 내리막길로 한참을 내려가 비경 12폭포에서 다시 마천루를

향해 산을 오르게 된다.

갑자기 산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단풍이 떨어져 가고 있는 깊은 숲속으로 마냥 내려간다.

 

 

낙엽깔린 숲속을 마냥 내려가 비경 12산성폭포 에 이른다.

 

두타산 정상을 갈 사람이나 힘들어 마천루를 포기할 사람은 이곳에서 갈라져 간다.
석간수 방향이 마천루 방향이다.

 

전망대에서 멀리 보이는 앞산.여기도 마천루 자락이다.

 

전망대에서 멀리 이름모를 폭포가 보인다
修道골 석간수. 굴속으로 기어들어가 보니 천장에서 똑똑 떨어지는 물이 고여 있다.  먹지는 말라고 써있다.

 

석간수 옆 동굴같은 바위. 수도골이라 하니 여기에서 석간수 마셔가며 수도(修道)했었는지 

 

석간수지나 조금 더가면 마천루 전망대가 나온다. 이 코스의 정점(頂點) 이라 할 곳이다.

마천루 명풍바위  왼편 아래쪽으로 용추폭포가 작게 보인다.

 

마천루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발바닥 바위밑에 둘러가며 만든 잔도가 있다.

걸을 땐 모르고 그냥 다리를 가로지르는 데크길로 생각하고 걸어 층계를 내려오다 뒤를 돌아보고 깨닫는다.

지금 깎아지른 바위 중턱에 아슬아슬하게 만들어 놓은 이 산의 명물 잔도를 건너 왔다는것을....

 

잔도위 희고 넓적한 바위가 발바닥 바위인데 사진에 다 안 나왔다.

 

시간도 꽤 지나 이제부턴 본격적인 하산. 마음이 급해진다. 쌍폭과 용추폭포만 남았다.

하산길에 폭포가는 길이 나왔다. 언덕을 좀 올라가야 한다.

 

용추폭포

이제 다시 갈림길로 나와 본격적으로 하산한다. 내려오다 보니 하늘문 가는 팻말이 있었지만

너무 지쳐 그냥 관리사무소를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해 급히 내려간다.

 

학바위. 학이 두마리 있다. 누가 그려놓았는지 만들어 세워놓았는지. 자연적으로 있는건지...

 

삼화사를 지나치며 무릉계곡으로 내려간다.

 

무릉교를 지나는데 멀리 산꼭대기의 발가락 바위를 찾아 보라는 팻말이 있어 올려다 본다.

 

아침 8시부터 거의 7시간을 산을 탔다. 1시간 점심먹고 간식 먹은 시간까지 치면 8시간 소요.

근래에 이렇게 오랜 시간 산길을 걸은 적이 없다.

산을 걸었다고 하는것보다 산을 탔다고 하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오랜 시간 걸었지만 그리 힘들었다는 느낌은 안 든다.

워낙 볼거리가 많았고 단풍과 어울린 경치속을 걸으며 황홀했기 때문인지.

다리가 뻐근하긴 하다. 산에서 친구나 나나 몇 번이나 미끄러져 넘어졌다.

바위길이라 잠깐 사이에 헛딛게도 되고 낙엽에 미끄러지기도 해서지만 다행히 다치진 않았다.

 

삼화사 일주문을 지나 어제 놀던 무릉계곡을 그냥 지나쳐 숙소에 들러 맡겨논 짐을 찾아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바로 4시 20분 차가 떠났다니 4시 40분 차를 타야한다.

친구는 망상인가 하는 곳에가서 바다도 보고 놀다 가고 싶다했지만 나는 절대 'NO'

기차시간은 너무 늦고 고속버스는 바로 탈 수 있겠다 싶어 버스로 터미널까지 가는데 

어찌나 먼지 거의 1시간이나 걸렸다.

다행히 6시 40분에 동서울로 떠나는 고속버스가 있어 9시쯤 서울 도착했다.

관광회사 안 통하고 둘이서 다니니 시간제약이 없어 좋고 비용도 적게 든다.

계산해 보니 1인당 10만원 정도.

 

이젠 단풍도 거의 끝나간다. 남쪽엔 아직 단풍이 남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