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걷기

소무의도 둘레길

renshu 2021. 5. 21. 03:03

2021.5.13 (목)

이왕이면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가 보자고 집에서 새벽 6시 반에 나와

인천1공항에서  9시에 출발하는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15분 만에 용유역에 도착.

자기부상열차는 출퇴근 시간인 오전 두시간(7시~9시)

오후 두 시간(6시~8시)만 운행하는 자동운행 무료 열차다.

열차엔 승객이 별로 없다. 우린 앞이 바라보이는 맨 앞자리에 앉아 갔다.

 

용유역 2번출구로 나오면 길 건너에 무의도 행 마을버스 (무의1번)정류장이 있지만

배차간격이 1시간이기때문에 오래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 그 앞 사거리 우측의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기다린다. 

여기선 무의1번 마을버스와 중구 6번 마을 버스 둘이 서기 때문에

물론 두 버스가 배차간격이 다 1시간이지만 어느 버스건 빨리 오는 것을 탈 수가 있다.

거의 40분을 기다리는 동안 편의점 앞 벤치에 앉아 싸간 떡과 샌드위치로 아침을 먹고

드디어 나타난 중구 6번 마을버스를 타고 다리를 건너 무의도로 들어가

무의도 종점 광명항(소무의도 입구)에서 내리니 시간이 거의 11시에 가깝다.

저 멀리 소무의도로 건너는 멋진 다리가 보인다.

난간사이로 보이는 산은 무의도의 호룡곡산으로,  이어지는 국사봉과 함께 무의도 전체에 걸쳐 있는 산이다.

2년전인가 총동 산악에서 와서 올랐었다. 그 땐 무의도 다리가 아직 공사중이라 버스탄 채  배로 바다를 건넜다.

 

소무의도에서 무의도를 바라본 모습.  앞의 산이 호령곡산 虎龍谷山

다리를 건너 소무의도로 들어오니 계단오르는 길 옆에 바로 둘레길 안래판이  서 있다.

다리건너기가 1구간이고 좌측으로해서 섬을 한바퀴 뱅 도는 8구간까지의 코스가 있는데 

우리는 역코스로 산을 오르는 8구간부터 걷기로 한다. 좌측으로 돌면 바다를 뒤로 두고 계단을 올라야 하기때문에

바다전망 내려다 보는 재미도 없고  너무 빨리 바닷가를 지나게 되서 점심먹기도 너무 이르다.


 나무층계를 올라 좀 자잘한 소나무가 많은 가파른 산길을 20분 정도 오르면 정자가 나온다.

이름하여 키작은 소나무 길. 바다바람 때문인지 소나무들이 우람차지 않고 자잘하다.

정자의 이름은 하도정이라고 써 있는데 한자도 함께 써 놓으면 뜻을 알 수 있으련만.. 답답하다.

팻말은 전부 한글로만 써 있어 무의도도 舞衣島 인지 無義島인지 미리 알고가지 않으면 어찌 알리!

사방으로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 있다.

정자 안에 망원경이 있는데 이런 망원경으로 제대로 멀리 뭘 본 기억이 없다.

들여다 보면 뿌옇기만 하고 내 눈에 늘 아무것도 안 보인다...내가 조준을 못하기 때문이겠지...

정자에 앉아 과일 먹으며 잠시 쉰다. 무의도에서 가장 높은 지점이다.

정자에서 내려가는 길에 펼쳐진 바다풍경. 날씨도 쾌청해서 경치가 기가 막히다.

이렇게 바다를 바라보며 내려가야지 순코스로 돌면 바다를 등지고 오르게 되니 재미가 없을것이다.

이 계단을 내려 가는데 함께 버스타고 섬으로 들어온 사람중 우리와 반대코스로 돌아

벌써 이곳까지 온 사람들을 만났다.

평지길을 먼저 걸었기 때문에 바로  이곳까지 온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아마 1시간도 안 걸려 섬 한바퀴 다 돌거다.

무슨 빨리 걷기시합도 아니고 놀러 왔으면 쉬엄쉬엄 즐기며 걸어야지....

해녀들이 바다에서 전복을 따다 쉬던  해녀섬이 멀리 보인다.

 

바닷가에 내려선다. 명사의 해변이라고 어느 대통령 가족이 와서 휴가를 보낸 곳이라는 설명

앞의 이름을 지워 버려서 * 대통령이라고만 써 있는데 아마 박대통령이 아닐지 싶다.

해변에는 모래가 없고 거친 돌들로 덮였고 바닷물도 가까이 가 보니 뻘때문인지 흙탕물같아 손 담그기도 꺼려진다.

대통령 가족이 왜 이런 곳으로 와서 휴가를 보냈을까? 섬이라 보안은 쉽게 할 수 있었을꺼다.,

섬으로 들어오는 다리만 봉쇄하면 아무도 걸어서는 이 곳으로 들어올 수 없다.

이 섬엔 자동차도 안 다닌다.

 

명사의 해변을 지나 다시 계단을 올라 언덕을 넘는다.

숲길 곳곳에 전망대가 있고 명소 설명이 있어 조망하며  걷는다.

몽여해변길로 내려선다.

해변에 지천으로 깔린 돌들은 매끈거리는 차돌이 아니고 거친돌들이지만

그래도 친구와 함께 납작한 돌을 몇 개 골라 배낭에 넣어 왔다. 

오이지 담글 때 누르기로 쓰기 위해서...돌이라 꽤 무겁네!

 

오늘은 집에서 일찍 나와 점심을 못 싸오고 해변가 식당에서  점심을 사 먹기로 했다.

이 소무의도 둘레길에는 점심 사 먹을 식당은 이 몽여해변길에 있는 이 식당 한 곳 뿐이라

여기서 안 사 먹으면  식당 찾으러 가기가 힘들어 진다.

회덥밥이나 칼국수도 있지만 회덥밥은 언제 떠 놓은 건지 모를 회를 쓸까봐...

매운탕은  그래도 수조에 생선이 있으니 바로 잡아 끓이겠지 하고...

이 곳에서 잡히는 농어나 우럭으로 끓인다고 하니...   매운탕은 둘이 먹는 데  4만원. 밥 한 공기에 천원.

옆에 멋진 카페도 한 곳 있다. 카페도 이 집 한 곳 뿐이다. 커피는 안 사먹고 우리가 가져간 커피를 먹었다.

해변길을 천천히 걸어 다시 숲으로 올라가서 부처깨미길. 떼무리 길을 마저 걷는다.

부처깨미 (픙어제를 올리던 곳)

 

숲속길엔 쑥이 많다. 이미 좀 자라서 키가 컸지만  무공해로 해풍맞아 자란 쑥이라 향긋하고 연하다.

재미로 좀 꺾어 가져와  집에 와 바로 씻어  데쳐 다음 날 쌀 빻아다 쑥개떡을 조금 만들었다.

 

산도 오르고 숲도 걷고 바다도 보고... 서울 사람 하루 나들이로 적당한 곳이다.

다른 사람 처럼 막 빨리 걷기만 한다면 섬 한 바퀴 도는데 1시간 정도면 끝나겠지만

바닷바람도 쐬며 멀리 바다 조망도 하고 천천히 걸으면 2시간 정도의 길지 않은 코스.

점심도 먹고 차도 마시고 돌도 줍고 쑥도 꺾고... 길어야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뭍으로 나오는 버스편이 적어 버스기다리는 시간이 좀 소요되고, 평일인데도 나가는 버스엔 사람이 많이 몰려

자리다툼을 해야 하는 점이 좀 불편하다. 섬 안에서 도로 공사를 해서 길이 울퉁불퉁해 2~30분간 

덜컹거리며 서서 간다는 건 힘든 일이다.

 

귀가길은  섬버스로 용유역까지 와서 자기부상열차타기엔 시간이 일러

다시 인천공항 가는 좌석버스로 갈아 타고 공항앞까지 가서

공항철도로 집까지...그럭저럭 하루가 다 간다.

 

갈 곳을 생각해 일일이 다 알아 보고 해야 하니까 좀 수고스럽기는 해도

내가 가고 싶던 곳을 가게 되서 다녀오면 항상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