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봄 벚꽃 만발
2월부터 시작 된 코로나 폐렴 확산으로 인해 정지 되 버린 이 사회.
아침에 눈을 뜨면 급히 갈 곳도 없고 급히 해야 할 일도 없으니 느긋하다.
가는 곳은 수퍼와, 답답할 때 마다 뛰쳐 나가 걷는 한강 변.
이제쯤은 슬슬 긴장감도 풀려 가고 지루해져 간다.
주일엔 예배를 영상으로 드린다.
처음엔 꼼짝 않고 컴퓨터 앞에 앉아 영상보며 경건하게 예배드렸는데
이젠 컴퓨터 앞에 꼼짝않고 앉아 드리기도 답답해서
스마트 폰을 식탁에 켜 놓고 영상 보며,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밥도 먹어가며 자유롭게 예배 한다.
(이런 예배 태도 목사님이 아시면 큰일 나지만...)
마스크 사기도 한결 쉬워 졌다.
우리 아파트 단지엔 약국이 딱 한 군데 뿐이어서
요일별로 시간 늦지 않게 가서 줄 서서 사야 했던 것이 이젠 대충 좀 일찍 가서
약국 문간에서 멀찍이 서서 "있어요?" 하고 물으면 "오세요" 한다.
수퍼에서도 5천원에 다섯개씩 들어있는 것을 살 수 있다.
일본 글자로 씌어 있어 일제인줄 알았는데 원산지는 중국이다.
그런대로 괜찮다.
벚꽃은 흐드러지게 피고 있다.
해마다 벚꽃피면 석촌호수를 돌며 꽃구경에 흠뻑 빠졌었는데
올핸 호숫가 진입 금지라니 마스크 쓰고 우리 아파트 단지나 돌며 만족할 수 밖에...
운동하러 나가던 노인복지관에선 여전히 일주일에 한 번씩 안부 문안 전화가 와
"괜찮으세요?' 혹 죽지 않았나 확인하고
동사무소에서도 전화가 왔길래 주민 누구에게나 다 거는 거냐고 물으니
독거노인에게만 건다나?
노인을 잘 챙겨 주는 우리나라, 노인에겐 고마운 나라?
사방에서 꽃이 피어 나고 얼었던 사람들 마음도 따뜻하게 풀려 간다.
코로나는 빨리 종식되고
이 봄이여 더디 가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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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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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