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서울 둘레길 수락,불암 1ㅡ3 (우회 코스) 걷기
서울둘레길 수락 불암산 1-3 (우회코스)
2019. 5. 24 (금)
드디어 둘레길 걷기에서 대장이 패스해 버린 1코스 수락 불암의 1-3 코스(우회코스) 를
걸을 기회가 왔다.
이 코스가 난이도 上 이라서 우리 수준엔 어려울꺼란 생각 때문이었는지 아예 말도 안 비치고
1코스는 1-1 과 1-2 만 있다고 설명한 대장의 자존심을 생각해서
항의는 안 했었지만 그래도 얘긴 해 줬어야지 않았나 섭섭했었다.
마침 오늘 대장의 사정으로 이번 둘레길 걷기는 취소한다는 고지가 있어
수자에게 의사를 물으니 OK 다.
물론 얜 우회코스가 뭔지도 모르는 아이고, 그냥 어차피 산행을 하고 싶던 차에 같이 가자고 하자
가겠다고 한 것이다.
난 이 코스를 꼭 걸어 둘레길걷기에서 한 코스도 빠뜨리지 않으려는 마음이었지만
얜 그냥 갈림길에서 남들이 불암산 정상 쪽으로 간다하자
"우리도 그냥 정상으로 가자, 어떠니, 산 오르는 건 마찬가지 아니니?"
하고 나와는 다른 생각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럴수는 없지, 오늘의 목적이 뭔데...'
우겨서 오늘의 목적을 달성한거다.
한 마디로 오늘의 둘레길 걷기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할까...
물론 잠깐 방심해서 길을 잘못 들어 황당해 하기도 했지만
지난 번 걷기에서 (2-1코스) 하도 땡볕속의 신작로며 망우리 언덕길이며 따분한 길만 걸어서인지
햇볕을 가려주는 숲길, 힘이 조금 드는 산길, 데크길, 전망대, 바위 등
우리의 등산 수준에 딱 걸맞는 길이었다고나 할까?
높지도 낮지도 않은 정석의 등산 둘레길이란 표현에 딱 맞을 것 같은 코스였다.
일단은 무조건 황색 리본을 항상 찾아서, 가라는대로 가면 길을 잘못 갈 염려는 없다는 것과
길을 안내해 주는 이 리본이나 화살표시가 고맙기 그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한 오늘이다.
거리는 당고개역에서 코스 돌아 다시 당고개역까지가 5.5km.
당고개 역~진달래 동산~연인바위~전망대~덕릉고개~하산~동막골유원자~다시 올라~
석천약수터~오르막 내리막~거인 손 바위
~수락산 갈림길~ 하산~당고개역
시작점은 1-2 때와 똑같이
당고개 1번출구에서 찻길을 건너 동네길을 올라 진달래 동산에서 시작된다.
당고개 역 1 번 출구
오늘 다행히 수자가 시간을 지켜 지하철에서 통화해 보니 같은 열차에 타고 있는게 아닌가.
걔가 타고 있는 칸으로 가서 만나 함께 가게 되어 은근히 걱정하던 한 가지가 없어졌다.
등산 약속시 늘 늦게 나타나 시작부터 기분 상하며 시작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철쭉동산은 철쭉의 화려한 모습은 이미 다 사라지고 무슨 흰꽃이 한 편에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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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지는 몰라도 친절도 하지! 황색 리본이 없는 곳에 이렇게 화살표로 방향을 알려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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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은 물이 말라 삭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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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을 써서 황색 리본을 찾아 가며 얼마를 더 가 골짜기를 다 내려가니 정말 이번에
굴다리가 있고 그 반대편으로 동막골 유원지로 들어서는 포장길이 나온다.
동막골 유원지 들어가는 길
살벌한 담벼락에 숲 사진을 붙여 놓아 사진엔 그럴듯 하네. 실제론 별로이지만...
주차장에서 다시 숲속으로 들어선다.
벌써 12시가 넘었다.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 숲속에서 자리를 찾아 밥을 먹기로 하고
계속 오르는데 적당한 장소 찾기가 쉽질 않네.
그러다 보니 석천약수터까지 가게 됐고 운동기구가 있는 마당가 정자에 올라 가 점심을 먹었다.
밥은 각자 집에서 먹던 밥에 있는 반찬을 되는 대로 싸 오기로 해서
김이며 오이지무침, 명란젓,낙지젓 같은 걸 싸갔고
수자는 이상한 묵은지 지짐에 이상한 멸치볶음,
맛없는고추장을 묻친 마늘, 깻잎 장아찌를 가져 와서는
"먹어 봐, 맛있지? 맛없어? 난 맛있는데" 하며 억지고 밥에 올려 준다.
담엔 아예 아무 반찬도 싸오지 말고 밥이나 싸오라고 하는 게 낫겠다
반찬은 다 내가 싸 가고...
모시떡과 참외도 내가 가져갔고 커피는 수자가 편의점에서 한 병 사 간 걸 먹었다.
밥 먹고 배불러 떡은 거기 있던 모르는아줌마를 주었다.
정자에 붙은 현판
산속 정자에 웬 청강장류 淸江長流? 청산장무 靑山長茂 라 하지...
정자마루에 누워 낮잠 자며 더 쉬고 가자고 늦장피는 수자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체 되어 1시 20분이나 되어 출발하게 되었다.
공터 쪽이 우리가 밥 먹은 정자쪽이다.
여기서 수락산 갈림길까지도 꽤 녹녹지 않은 거리이고 계곡과 언덕이 반복된다.
제단 같은 곳이 있다. 무속인의 제사터인가? 등에 절이름이 안 써 있다.
자다 일어나 걸으려니 힘들다고 수자는 언덕길에서 낑낑댄다.
"이렇게 힘들기도 첨이야" 한다. 첨은 무슨 처음...예전일은 다 잊어 버려서 그렇지.
난 기운이 펄펄 나는데...
이 찻길을 300M오르면 학림사란 큰 절이 나온다해서 들러보고 싶은 맘이 있었지만
수자가 빨리 집에 가야한다고 하는 바람에 패스.
이 도로를 가로 질러 다시 숲으로 들어간다.
골짜기를 깊이 내려 가게 되면 다시 능선까지 많이 올라야 할 꺼란 생각을 해야 한다.
몇 번을 오르락 내리락 한다.
거의 다 왔나 보다
거인의 손바닥바위가 나온걸 보니.
지난 번엔 거인의 발바닥 바위가 있었지...
여기서 사진 한 장 씩 찍었는데
나를 찍어 줄 때 앞으로 좀 나와라, 뒤로 다시 가라 하며 유난을 떨며 찍길래 잘 찍었나 했더니
집에 와서 보니 얼굴만 댕강 나오게 찍어 놓았네. 바로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한심해... 다 삭제해 버렸다.
산엘 가면 자기 폰은 꺼내지도 않고 나한테만 '여기서 나 좀 찍어 줘' 하고 요구만 하는 애다.
한 시간 정도 걸려 드디어 하산 점 도착. 수락산 갈림길이다. 오후 2시 20분
1-1코스 때 수락 채석공원쪽에서 여기까지 와서 당고개 역으로 하산했었다.
무슨 길이름이 이렇게 많은지...
이 길에도 불암산 둘레길이 서울 둘레길과 겹쳐 가기도 하고,
바위길, 기원길, 소망길, 청계산엔 누비길이 있고, 어딘가에선 초롱길을 걸었고,
외씨버선길을 걸은 적도 있다.
여기서 당고개 역까지는 경사길로 30분정도걸린다.
오늘 기온이 섭씨 33.5도로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씨였다고 하네.
땀을 많이 흘려 물을 계속 먹게 되고, 가젼 간 물 한 병이 모자랄까 봐 아꺼가며 먹었다.
내려 와 시원한 포카리스웨트를 사 마셨다.
갈증에 물만 마시면 더 지칠 것같다. 다음 번에 꼭 물과 함께 포카리도 사와야 겠다.
우리끼리 부담없이 잡담하며 천천히 여유있게 걸어서 시간은 많이 소요됐지만 만족한다.
신중하개 행동 못하고 길을 잘 못 들어 우왕좌왕했던 내 자신에게 화가 좀 나지만
항상 신중하게 행동해야 겠다는 다짐을 다시 하게 된 점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자.
싫은 소리 하지 않고 이해 해 준 수자에게 고맙고,
가고 싶은 길을 동행해 줄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또 감사해야 한다.
이것으로 서울 둘레길 1코스 수락~불암 전코스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