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生日

renshu 2019. 2. 1. 19:29


1월18일

내 생일이다.

이젠 몇 번째 생일이라고 굳이 나이를 말하기도 싫다.

올해 동기들은 喜壽라고 하는데 다행히 난 그보다  아래라네ㅎㅎㅎ 


 며느리가 시집 와서 처음으로 내 생일상을 차려주자

 며느리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 생일만은 꼭 외식하자고 선언.


원래 우리식구들의 생일은 꼭 집에서 내가 차려주어 왔고

애들 어려서는 꼭 친구들 불러 생일잔치도 집에서 해주었었는데 ....

   

손녀딸들이 자라면서 입맛이 다 달라 져 이것은 싫다, 저것은 싫다 까탈을 잘 부리고

맘에 안 맞으면 아예 한 점도 먹지 않고, 조금 먹다간 다 먹었다고 일어나 버려

이젠 오손도손 밥상머리에서의 즐거운 식사시간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아예 부페식당에서 지들 좋은 것을 마음대로 갖다 먹게 하는게 젤 맘 편하다.




내 생일을 기점으로  친정 자매들이 모여 함께 식사하는 년중 자매모임이 시작된다.

두 올케는 다 사정이 있다고 불참. 네 자매만 모였다.

미국에 있는 오빠가 어제 카톡으로 생일 축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줬다.

3남 4녀 중 유일하게 생존하고 있는 아들이다.

위로 두 오빠는 이미 고인,

사위들은 막내사위만 생존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요양병원에서 꼼짝 못하고 누워있는 상태.




큰언니가 84세, 작은 언니가 81세, 동생이 74세,

두 언니와 나는 사대부고 동창, 동생은 숙명여고출신.

(동생은 사실  사대부중이 특차일때 떨어져서 숙명으로 갔는데

우리가 만나면 부고 얘기만  많이 하니까 그럴 땐 별로 좋은 기색이 아니다)







작은 언니와 나.











큰언니와 동생




매봉역 앞의 한정식 집

'백마 김씨네'


갈비구이 정식 과

보리굴비 정식 을 같이 시켜

 함께 먹는다.

아직 보리굴비가 안 나온 시점에서 사진을 찍었다.


음식은 깔끔하고 갈비도 연하고 맛이 좋다.

이집에서 직접 효소를 만들어 음식에 사용한다고 선전하는 집이다. 


가격은 1인분이 38,000 원.

공기밥은 따로 값을 받는다.


room 서비스에게 팁 10,000원.


걔네들이 사진을 잘 찍어준다.


생일 축하금은 며느리가 주지만이 식사 비용은 아들이 따로 계좌에 넣어 준다.


후식에 커피까지 먹고 느긋하게 앉아 얘기해도 빨리 가라고 하지 않아서 좋다.


예전에는 이집이 2층에는 모두 신 벗고 들어가 앉아서 먹는 형태였는데 여자들이 바닥에 앉아서 먹기 힘들다고 기피하자

의자식으로 모두 바꿨다.


주 손님이 중년이상의 여자들이고 값은 고하간에 맛있고 편해야 오기 때문이다.



아들 생일

1월 31일.

가만있자, 아들 생일을 며느리가 차려 준게 언제였던가?

차려주었을 때도 주 메뉴는 내가 해 가고 미역국이랑 기타 등등은 

며느리가 준비했었지만 이젠  

직장 나간다간다는 핑계? 로 외식이나 하려 하지...


아들은 자기 생일만은 집에서 먹고 싶어하고

옛날 어렸을 때 엄마가 해 주던 생일 음식을 그리워 하니...


그건 바로 햄벅스텍이다.

한 냄비 가득 하면 두 아들이 다 밥보다도 햄벅스텍으로 배를 불리곤 할 정도로

먹어댔었지.


열심히 만들었는데도

그 때 먹던 그 맛이 안 나오는 건 내 손맛이 달라져서일까, 내 입맛이 달라진 때문일까?



나이가 40대인데도 아직도 애들처럼 아이스크림 케익을 좋아한다.

며느리가 퇴근길에 사왔다.


생일 행사가 다 끝나고 각자의 자세로...


작은 놈. 젤 팔자 좋네...


엄마집이니 이렇게 느긋하지 자기집이었다면 아마 즈이 댁을 도와 무슨일이든지 하고 있었을걸?


고등학교 교복을 사 와서 입어보며 계속 '옷이 너무 큰 것 아닌가' 하며 모양을 보고 있다.

꽉 끼게 입어야 한다나?

요즘은 화장까지 좀 하나본데 오늘을 다행히 안 하고 왔네?


역시 며느리는 고달퍼?


음식을 차리진 않았지만

설거지는 해야지 그나마

며느리의 도리를 하는것이 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