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日
1월18일
내 생일이다.
이젠 몇 번째 생일이라고 굳이 나이를 말하기도 싫다.
올해 동기들은 喜壽라고 하는데 다행히 난 그보다 아래라네ㅎㅎㅎ
며느리가 시집 와서 처음으로 내 생일상을 차려주자
며느리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 생일만은 꼭 외식하자고 선언.
원래 우리식구들의 생일은 꼭 집에서 내가 차려주어 왔고
애들 어려서는 꼭 친구들 불러 생일잔치도 집에서 해주었었는데 ....
손녀딸들이 자라면서 입맛이 다 달라 져 이것은 싫다, 저것은 싫다 까탈을 잘 부리고
맘에 안 맞으면 아예 한 점도 먹지 않고, 조금 먹다간 다 먹었다고 일어나 버려
이젠 오손도손 밥상머리에서의 즐거운 식사시간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아예 부페식당에서 지들 좋은 것을 마음대로 갖다 먹게 하는게 젤 맘 편하다.
내 생일을 기점으로 친정 자매들이 모여 함께 식사하는 년중 자매모임이 시작된다.
두 올케는 다 사정이 있다고 불참. 네 자매만 모였다.
미국에 있는 오빠가 어제 카톡으로 생일 축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줬다.
3남 4녀 중 유일하게 생존하고 있는 아들이다.
위로 두 오빠는 이미 고인,
사위들은 막내사위만 생존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요양병원에서 꼼짝 못하고 누워있는 상태.
큰언니가 84세, 작은 언니가 81세, 동생이 74세,
두 언니와 나는 사대부고 동창, 동생은 숙명여고출신.
(동생은 사실 사대부중이 특차일때 떨어져서 숙명으로 갔는데
우리가 만나면 부고 얘기만 많이 하니까 그럴 땐 별로 좋은 기색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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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생일
1월 31일.
가만있자, 아들 생일을 며느리가 차려 준게 언제였던가?
차려주었을 때도 주 메뉴는 내가 해 가고 미역국이랑 기타 등등은
며느리가 준비했었지만 이젠
직장 나간다간다는 핑계? 로 외식이나 하려 하지...
아들은 자기 생일만은 집에서 먹고 싶어하고
옛날 어렸을 때 엄마가 해 주던 생일 음식을 그리워 하니...
그건 바로 햄벅스텍이다.
한 냄비 가득 하면 두 아들이 다 밥보다도 햄벅스텍으로 배를 불리곤 할 정도로
먹어댔었지.
열심히 만들었는데도
그 때 먹던 그 맛이 안 나오는 건 내 손맛이 달라져서일까, 내 입맛이 달라진 때문일까?
나이가 40대인데도 아직도 애들처럼 아이스크림 케익을 좋아한다.
며느리가 퇴근길에 사왔다.
생일 행사가 다 끝나고 각자의 자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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