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路
남대문 시장에 볼 일 보러 갔다가 늘 그렇듯이 점심으로 자칭 유명 만두집에 들어가 만두 사먹고
그 근처 고가도로를 산책로로 리모델링 했다는 서울路 인가엘 올라가 보기로 했다.
5월 말인데 햇볕은 강하고 자외선 지수가 높아 땡볕속을 걷기가 힘들다.
도로와 연결되어 오르는 길은 예전에 차 다니던 길이라 층계 없이 경사로 로 되어 있어 오르기는 쉽다.
남대문쪽 초입길은 빈약하다. 좌우 경관도 빌딩에 막혀 답답.
나무들은 시멘트 화분에 갇려 땡볕에서 고역을 치르고 있다.
여지 저기에서 계속 화분에 물을 대주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비싼 나무들일텐데 죽으면 안 되지...
중간 중간에 큰 빌딩들과 연결되는 통로가 있다. 이 빌딩들은 대개 쇼핑 몰 이 있는 곳같다.
사람들을 자기 빌딩으로 끌어 들이려는 영업전략으로 협조했들 듯
중간에 가림막을 설치. 너무 뜨거워 잠시 쉬고 가게한 곳.
바람에 천막이 날아갈 듯해서 모래주머니를 많이 묶어 놓았다
바닥은 흰색 콘크리트 포장이라 빛이 밤사되어 눈이 부시다.
날이 뜨거운데도아이들은 좁은 공간에 들어가 뛰어댄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강원도 속초에서 선생님과 함께 수학여행 온 아이들이었다.
이 시간에 서울 아이들은 다 학교에 있을테니...
유리판 아래로 도로에서 달리는 차들이 보인다.
유리는 이미 많이 기스가 나 있다.
넓은 곳이라면 덧버선을 신기겠지만 좁은 곳이라 그냥 두어 사람들이
그 위로 구둣발로 막 다니고 뛰어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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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로타리 쪽으로 오니 시야가 트인다.
옛서울역 건물도 보이고...
길은 서울역 앞 대로를 건너서 만리동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작나무 군락? 죽지 말고 오래오래 살아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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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만리동쪽으로 가면 꽃들이 좀 있다.
작약 잎이 더위에 축 늘어져 땅을 덮고... 수국은 시들어 간다.
만리동쪽을로 넘어가는 끝지점. 장미꽃화분들이 몰려 있다.
여기가 끝지점 이라 다시 되돌아 걸어와 서울역 부근에서 엘리베이터로 지상으로 내려와
지하철을 타고 돌아왔다.
갖가지 나무들을 다 모아 놓긴 했지만 이 곳이 숲이 될 수는 없을 것이고
여름엔 뜨겁고 겨울엔 추워서 산책하며 즐기기에 힘들겠지.
그냥 나무들이 좀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다.
좁은 화분속에서 뿌리가 마움껏 벋어 갈 수도 없을 것이고 콘크리트 복사열과
자동차 매연으로 인해 제대로의 생육이 이루어 질 것인가?
시민의 휴식공간이 목적이라지만 휴식하기엔 너무 힘든 곳이고 그냥 빨리 지나가고 싶어지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