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석촌호수 벗꽃

renshu 2017. 4. 13. 19:07

 

별일도 아닌 일로 한 동안 소원했던 행강에게 꽃보자고 먼저 제의해서 그애는 못이기는체 하고 나왔다. 


지가 나한테 쓸데없는 카톡 보내 내 핀잔을 들었으면 지가 먼저 사과를 해야 하는 게 도리인데

그것도 못 하고, 내가 먼저 전화하고 나오라고 약속한 날 아침까지도

 자존심있다고  내새우는 건지 연락도 없이 가만히 있다가 내 전화를 받고는 억지로 응하는 듯한 태도.

 속 좁아 터진 사람이라 속으로 욕을 하면서도 '나는 그러면 안 되지' 하고 참았다.

어쩌랴, 늙어서 서로 외로운 처지인데 서로 등지고 살 수는 없는거지.


롯데마트 건물 스시 부페에서 스시를 배불리 먹고 석촌호수로 나가 한 바퀴 돌며 꽃구경.


꽃은 이미 지고 있는 중. 어느새 봄날은 가고 있다.


 
















자동촬영기로 찍어 전송한 사진. 앞에 웬 커풀이 떡 찍혀 나와 지우느라 힘들었다.







우리 아파트 의 고목 벗꽃. 재건축하면 없어 질 아까운 나무들이다







4단지의 대나무

 


--落花--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 성긴 별이 하나 둘 사라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 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 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趙芝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