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17. 01:55ㆍ여행 이야기
6월 10일 (토) 둘째날
아침 7시 반에 호텔레스토랑에서 조식부페을 먹었다.
워낙 많은 사람이 몰려서 먹다 보니 나중에는 음식이 동 나고 더 리필을 안 해 놓아 나중에 온 사람은
우유도 없다, 커피도 없다, 요커트도 없다, 하고, 있는 음식으로만 먹어야 했다.
한국사람은 아침을 워낙 많이 먹고, 트레킹을 할 거니까 많이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 바로 앞을 흐르는 앙가라 강 . 아침 산책중 낚시하는 부자를 보았다.
우측은 우리가 묵은 호텔.
오늘 일정은 똘스띄이 만의 아름다운 호수변 산책과 환바이칼 열차 구간 철길 걷기.
날이 따가우니 반드시 썬크림을 바르고 썬그라스와 모자를 챙겨야 한다.
오전에 배로 2시간 반 정도 앙가라 강을 거슬러 올라 가 바이칼호로 진입해서 똘스띄이 만의
아름다운 호수 주변 얕은 언덕을 올라 산책하며 야생화도 보고 환바이칼 철도 터널 감상.
유유히 흐르는 앙가라 강. 유속이 빨라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나...배타고 가며 창문너머로 찍어 흐리다.
계속 강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이는 풍경
이 앙가라 강은 마지막에 바이칼 호수와 닺게 되는데 다른 강들은 바이칼호수로 물이 흘러 들어 가지만
이 강만이 바이칼에서 물이 흘러 나오는 강이다.
배에서 내리니 깨끗한 바이칼호의 물이 찰랑거린다.
물은 얼음물처럼 차디차다. 얼음에서 녹은지 얼마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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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슭의 아름다운 야생화 들
남동들과.
이 터널은 우리가 통과할 터널이 아니고 앞에서 보기만 하라는 터널이다. 열차는 통과하는 터널.
터널속은 아주 시원~~~
다시 배를 타고 점식먹을 식당으로 간다.
배에서 내려 식당으로 가는 길
자작나무 숲속 저~기 식당이 보인다
식사는 러시아 사람들이 보통 먹는 조촐한 한끼 식사.
샐러드(토마토, 오이,배추 를 잘게 썰어 올리브유에 버무린 것),
비트스프, 흑빵, 닭고기 두 조각 든 스튜 끼얹은 밥.
홍차(여기선 식사 때 의례 홍차를 마신다. 무한 리필.)
아직 밥이 안 나온 시점에 찍어서...
홍차에 설탕을 넣어 먹는 사람이 있다.
빵은 대개 흑빵이다. 버터나 잼은 안 준다. 그냥 뜯어먹거나 스프에 적셔 먹었다.
정원을 예쁘게 꾸며 놓았다. 주인이 사냥꾼 출신이라나?
박후배의 제안으로 이런 포토죤에서 찍게 되었다. 역시 보는 눈이 달라!
70대 중반의 노익장들
점심후 철길 트레킹을 시작했다.
환바이칼 열차구간 중간에 위치한 빨라빈나역 에서부터 시작해서 가장 아름답다는 슈미하 역까지
철길따라 8K를 두시간 걸려 걷는거다.
날이 뜨거우니 모자, 썬글라스, 생수를 반드시 챙긴다.
도중 열차가 오면 길을 비켜 열차가 가기를 기다렸다가 철교를 건느고 캄캄한 터널속을 걷고
철도 침목위로, 혹은 철로 옆 자갈길을 걷고....
철도침목은 보폭과 맞지 않아 침목위로만 걸으려면 종종걸음으로 걸어야 하고
자갈길로 걷자면 발바닥이 아프다.
우측은 바이칼 호수, 좌측은 산이다.
길엔 야생화가 많이 피어있고 햇볕은 따갑지만 터널속은 추울 정도로 시원.
간혹 침목에 표교버섯이 나 있어 재미삼아 한웅큼 딴 친구도 있었다.
환바이칼 열차가 들어 왔다. 이 열차는 이 역에서 15분 가량 쉬었다 출발한다.
승객들은 열차에서 내려 자유로 시간을 보내다 다시 타고 출발한다.
우리는 열차가 출발해 오기 전에 빨리 터널속을 지나고 다리위를 건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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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역에 머물던 열차가 출발해 달려 온다. 철교 위를 다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끝없이 이어지는 길. 우리 외엔 아무도 없다. 풀숲엔 들꽃이 많이 피어 있다.
선후배가 나란히 앉아 간이역에서 잠시 쉬어 간다.
터널진입
터널 속은 깊이 들어가자 완전 깜깜해 전혀 앞을 분간하기 어렵다.
환바이칼 구간 중 있는 여러 터널중 이 터널이 가장 긴 터널인듯...
암흑 속에서 앞사람 운동화 뒤꿈치만 놓치지 않고 따라 걸어야 했다
어떤 이는 스마트 폰으로 불을 밝히며 걸었지만 그러다 밧데리 다 닳아 버릴까봐...
어두운 터널 탈출에 성공., 만세가 저절로 나온다.
계속 걷기...
도중 인적이 끊어진 사이 길숲에 숨어 앉아 몰래 소변도 보고,
기나긴 행군이 끝나고 드디어 종착지 슈미하 역에 도착. 차가운 바이칼호에 지친 발을 담근다.
5초를 버티기 어렵다.
한 남동이 그랬다. 바이칼호 물에 발 담그고 2분만 있으면 돈을 백만원 주겠다고...
3초도 안 돼 애구구 하며 나와야 했다. 물이 너무 차가워 발가락이 막 뒤틀린다.
먼저 도착한 친구들과...
역시 선두구룹을 따라가야 잠시 쉴 틈도 생기지 늦게 도착하는 사람은 쉬지 못하고 바로 배를 타야 했다.
이 남동들이 하도 빨리 가는 바람에 뒤에서 후배들이 불평을 많이 해서 내일 산에 갈 때는
이 사람들을 자제시켜야 하겠다고 가이드가 말했다.
다른 기들은 가는 도중 어울리며 사진도 찍고 뭣도 먹으며 즐기며 가는데
우리 기 남동들은 무조건 빨리만 가려한다. 낭만이나 잔 재미가 없는건가,
내가 못 따라 가서 그런생각이 드는 것인가?
그런데 트레킹을 하면서 농담하고 웃고 떠들며 가면 주위 경치 하나도 즐기지 못한다고 수자가 그러긴 했다.
혼자서 좀 천천히 가며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며 가고 싶은 맘인데, 뒤쳐질까봐 그저 늘 쫓아가기에 온 신경을 쓰니...
다시 배를 타고 돌아오며 2시간 여의 긴 뱃속에서의 시간을 박후배의 레크레이션 인도로
모두들 피곤했지만 잠도 안 자고 웃으며 올 수 있었다.
특히 우리 14회는 가장 많은 인원참석으로 모두들 불려 나가 노래를 세곡이나 불러야 했고
졸업 25주년 기념으로 온 것이란 소개엔 박수 갈채를 받았다.
저녁은 호텔에 돌아와 중국식으로 먹었다.
냉수는 돈을 내야 준다지만 뜨거운 홍차를 계속 갖다 준다.
오늘의 트레킹에 대해서 모두 불만을 표시했는데
내일 할 트레킹은 절대로 그렇지 않고 완만한 산이라고
박회장이 미안해 하며 극구 추천한다.
여기저기서 "오늘 같은 길이면 나 안갈래..."
오늘 이 길을 안 걸은 사람은 사람은 그냥 배를 타고 있다가 배로 종착지로 왔다.
내일 갈 산악구간 등산과 바이칼호 변 24K 트레킹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좀 긴장한 탓인가 잠을 설쳤다.
새벽 1시 반에 깨어 그 때부터 깊은 잠을 못 이루고 비몽사몽하며 아침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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